
재미없는 주입식 브랜딩은 끝났어요
이제 브랜드는 더 이상 대기업의 기획서에서 시작되지 않아요. 오히려 팬들의 리그램, 소비자들의 UGC(User Generated Content), 커뮤니티 속 밈(meme)이 브랜드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죠. 브랜드가 소비자를 끌고 가던 탑다운 시대는 지나가고, 이제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바텀업(Bottom-up) 시대예요.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빠르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졌어요. 이때 가장 강력한 도구가 바로 ‘밈'이에요. 밈은 요즘 마케팅이나 브랜딩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죠.
밈(meme) 마케팅
‘밈’이라는 단어는 어디서 온 걸까요? 밈은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를 합친 말이에요. 문화도 유전자처럼 자기복제적 특징이 있다는 이론에서 시작된 단어죠. 지금은 유머나 유행을 뜻하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어요.
그래서 밈은 퍼지는 속도도 빠르고, 공유도 쉽고, 재가공도 자유로워요. 그러다 보니 소비자가 직접 브랜딩을 해주는 대표적인 바텀업 전략 도구가 된 거예요.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브랜드를 경험하는 방식에서 B급 감성으로 감정적인 유대를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결국 브랜드 메시지를 ‘재미’라는 감정으로 연결시켜 우리 무의식 속에 오래 남게 하죠. 요즘은 이런 밈을 활용한 브랜딩 전략들이 정말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요.
대기업이 말아주는 밈 마케팅 사례
현대자동차 - OIIA CAT 고양이 밈

현대차 인스타그램 캡쳐
최근 눈에 띈 밈 마케팅 사례 중 하나가 바로 현대자동차의 ‘OIIA CAT 고양이 밈’이에요. 회전하는 고양이 영상인데, 알고 보니 현대차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광고 콘텐츠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밈 콘텐츠인 줄 알았는데, 영상 조회수가 무려 1,996만 회에요.
댓글도 국내외에서 아주 뜨거운 반응이었어요. 현대차는 보통 구매력이 있는 남성을 주 타깃으로 삼지만, 이 콘텐츠는 젊은 세대와의 연결을 고려해서 만든 밈 마케팅이었어요. 덕분에 새로운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죠. 이후에도 현대차는 꾸준히 밈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고, 딱딱했던 이미지도 한결 친근해졌어요. 이 캠페인 하나로만 60만 회 이상 공유되었다고 하니, 확실히 효과가 있었던 거죠.

이후에도 계속 업로드하는 밈 콘텐츠
밈이 광고로? 현실이 된 인터넷 유머
버거킹 - '사딸라' 밈 광고

버거킹의 ‘사딸라’ 햄버거 광고는 밈을 정말 센스 있게 활용한 사례예요. 이 광고는 2000년대 인기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배우 김영철이 김두한 역할로 등장해 외치던 "4달라!" 장면을 패러디했어요. 그 장면은 오랫동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밈’으로 회자됐고, 버거킹은 이를 신메뉴와 연결해 광고에 활용했죠.
광고에서는 김영철 배우가 다시 등장해 “사딸라~”를 외치며 햄버거 세트를 소개하는데, 이 장면은 밈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바로 웃음을 유발했어요.

기존에 밈을 즐기던 커뮤니티 중심의 유저들은 반가움과 동시에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더 갖게 되었고, 밈을 모르는 세대에게도 그 유쾌함이 전해졌어요. 단순한 프로모션을 넘어, ‘사딸라’라는 즐거운 경험을 활용한 이 광고는 실제로 해당 캠페인은 누적 판매량 1,500만 개를 돌파하며 성과로도 입증됐어요. 브랜드가 유머와 대중 감성을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전략적으로 녹여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죠.
밈 마케팅은 바텀업(Bottom-up) 전략일까?
앞서 소개한 현대차와 버거킹 사례는 진정한 의미의 바텀업 전략일까요?
사실 이들은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기획된 캠페인이지만, 바텀업(Bottom-up)의 확산 메커니즘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볼 수 있어요.
기업이 이미 유행하고 있는 밈을 빠르게 인식하고 이를 브랜드 콘텐츠로 재가공한 방식이죠.
즉, 바이럴 구조는 바텀업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 출발은 기업 중심의 기획이라는 점에서 Top-down 전략에 더 가까워요.
밈 스타일의 콘텐츠를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배포했다는 점에서, 브랜드가 소비자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셈이죠.
하지만 밈을 활용하여 바텀업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 사례도 있습니다.대표적으로 ‘최고심’은 콘텐츠 자체가 팬들에 의해 밈화되고, 공유되고, 브랜드로 성장한 케이스예요.
밈이 브랜드가 된 사례
최고심 - 팬이 만든 브랜드


‘최고심’은 팬들이 직접 만들어낸 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애초부터 바텀업 방식으로 성장해 온 브랜드죠.
최고심의 콘텐츠는 사람들이 느끼는 내면의 불안이나 사회 속 애매한 감정을 공감 가는 문장과 일러스트로 풀어내요. 이 메시지들은 밈처럼 빠르게 퍼졌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대신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했어요.
그렇게 콘텐츠 자체가 하나의 밈이 되고, 공유되고, 결국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된 거죠.
지금은 다이어리, 플래너, 문구, 전시, 콜라보 굿즈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며,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폭넓은 세대에게 사랑받고 있어요.
무엇보다 최고심은 자발적인 창작을 통한 팬층 형성, 커뮤니티 기반의 자연스러운 확산, 그리고 상업화 이전에 신뢰를 쌓음으로써 브랜드 충성도까지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해요.
밈은 왜 바텀업 전략에 잘 맞을까요?
- 참여성: 누구나 쉽게 만들고 공유할 수 있어요.
- 확장성: 맥락만 바꾸면 새롭게 쓸 수 있어요.
- 유희성: 웃음이 브랜드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해줘요.
- 공유성: 알고리즘을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해요.
- 확산성: 유저들이 주도해서 더 멀리 퍼져요.
- 재생산성: 한 번 만든 밈이 끝이 아니라, 계속 변형되고 재탄생해요.
밈은 브랜드의 새로운 언어예요
밈은 단순히 웃긴 콘텐츠가 아니에요. 인터넷과 플랫폼 사용 특성상, 밈은 '양방향성'이 강하고 ‘경험’과 ‘공유’를 중시하는 특징이 있어요. 콘텐츠를 직접 경험해보고 재미있거나 유익하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주변에 나누고 싶어하죠.(한결&김희현,2022,p.7) 즉, 브랜드가 만든 메시지가 아니라, 소비자가 느끼고 재구성한 메시지가 더 강한 영향력을 가지는 거예요.
이런 특성 덕분에 밈은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공감하는 구조로 이어지기 좋아요. 특히 브랜딩에서 중요한 ‘경험’이라는 키워드와도 잘 맞고요. 하지만 유행을 크게 타는 만큼 시의성이 중요하고, 적절한 맥락과 타이밍을 놓치면 오히려 반감을 살 수도 있어요. 그래서 타이밍과 창의성이 정말 중요해요. 밈을 활용할 때는 소통하듯 유연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접근해야 해요.
하지만 확실한 건, 밈은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경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라는 점이에요..
이제 브랜드는 스스로 물어봐야 해요.
“우리 브랜드는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진짜 바텀업 브랜딩이 시작된 거예요.
[참고자료]
버거킹 사진 출처 : https://www.hg-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0351
논문 출처 :한결&김희현.(2022).인터넷 밈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비평 - 후기구조주의 관점을 중심으로 -.한국브랜드디자인학회
송하은 BX Designer
존재의 본질에서 출발해 감각과 삶에 잔잔하게 퍼져나가는 브랜딩을 하는 디자이너입니다.
스스로의 내면과 세상에 귀를 기울이고 다감각적 영감을 끊임없이 전달합니다.
논리적인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기억에 남을 경험을 설계합니다.
본 글은 BXD 커뮤니티의 bx’deep 프로젝트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